정렬·필터만 바꿔도 보고가 달라진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 정렬(Sort)과 필터(Filter)는 “데이터를 바꾸지 않고 해석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기본기입니다. 같은 표라도 정렬 기준을 바꾸면 우선순위가 드러나고, 필터를 바꾸면 관점이 바뀝니다. 예를 들어 매출 표를 ‘금액 내림차순’으로 정렬하면 상위 매출이, ‘성장률 내림차순’으로 정렬하면 떠오르는 채널이 보입니다. 필터는 더합니다. “이번 주 / 내 담당 / 미완료” 같은 조건을 조합해 내가 지금 필요한 화면만 뽑아볼 수 있죠. 다만 초보가 자주 겪는 문제가 있습니다. 공백/텍스트 숫자 때문에 정렬이 꼬이고, 공용문서에서 다른 사람의 필터가 내 화면을 흔드는 일, 필터로 가렸다가 삭제해서 데이터가 날아가는 사고 등입니다.
이 글은 실무에서 바로 쓰도록 ① 정렬: 버튼·함수·사용자 지정 정렬 → ② 필터: 기본 필터·필터 보기·슬라이서 → ③ 함수형 필터: SORT/FILTER/QUERY로 동적 표 만들기 순서로 정리합니다. 각 섹션마다 현장 예시, 오류 원인/해결, 체크리스트를 곁들여 “정렬·필터만 잘해도 보고서 품질이 달라지는” 실전 감각을 드리겠습니다.
1) 정렬 제대로 쓰기: 버튼 정렬 → 다중 정렬 → 사용자 지정 순서 → SORT 함수
정렬은 “한 줄 기준으로 위에서 아래로” 보는 흐름을 바꿔 패턴을 선명하게 보여 줍니다. 그러나 데이터 형식이 섞여 있거나(텍스트 숫자/날짜), 헤더를 포함해 정렬해 버리면 순식간에 표가 파손됩니다. 아래 순서대로 익히면 사고를 예방하면서도 원하는 결과를 빠르게 얻을 수 있습니다.
① 버튼 정렬: 가장 빠른 단발성 정렬
- 범위를 선택(헤더 포함) → 데이터 > 범위 정렬 → “데이터에 헤더 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체크 → 정렬 기준(열/오름/내림) 지정.
- 한 번만 순서를 바꾸고 끝낼 때 사용. 주의: 열만 선택해 정렬하면 다른 열과 행이 어긋나 “데이터 깨짐”이 발생합니다. 반드시 표 전체를 선택하세요.
② 다중 정렬: 우선순위가 여러 개일 때
- 예: “월 오름차순 → 카테고리 사용자 지정 순서(고정비> 변동비> 기타) → 금액 내림차순”.
- 데이터 > 범위 정렬 대화상자에서 “다른 정렬 기준 추가”로 순서대로 쌓고 적용.
③ 사용자 지정 정렬 순서(라벨 순서 고정)
- 상태/카테고리처럼 알파벳이 아니라 업무 로직 순서로 보고 싶을 때 사용.
- 방법 A: 데이터 > 정렬 기준 > 사용자 지정에서 목록 입력(예:
고정비,변동비,기타
). - 방법 B(권장): 헬퍼 열로 순서키 부여 → 키 열로 정렬.
- 예)
=MATCH(C2, {"고정비", "변동비", "기타"}, 0)
→ 1/2/3 부여 → 이 열 오름차순 정렬.
- 예)
④ 형식 꼬임(텍스트 숫자/텍스트 날짜) 바로잡기
- 증상: 금액이 “1, 10, 2, 3…” 순서로 정렬되거나, 월이 “1,10,11,12,2…”로 정렬됨.
- 원인: 숫자/날짜가 텍스트로 저장됨.
- 해결:
- 숫자: 열 선택 → 데이터 정리 > 텍스트를 열로 나누기 → 구분자 없음 → 형식 숫자 적용.
- 날짜: 열 선택 → 형식 > 숫자 > 날짜(또는
=DATEVALUE()
로 변환 후 값 붙여 넣기). - 쉼표/원 단위 제거:
=VALUE(SUBSTITUTE(SUBSTITUTE(E2, "원", ""), ", ", "")).
⑤ 색상/아이콘 기준 정렬
- 조건부 서식 색·아이콘을 “경고 우선”으로 위에 올리고 싶을 때.
- 범위 정렬 > 정렬 기준: “필드 색상/텍스트 색상/아이콘” 선택 → 색상 순서 지정.
⑥ SORT 함수: 원본은 그대로, 정렬된 보조표를 만든다
- 형태:
=SORT(범위, 기준열, 오름/내림[, 추가기준열, 오름/내림...])
- 예:
- “금액 내림차순”:
=SORT(A2:E, 5, FALSE)
- “월 오름+카테고리 사용자 지정 순서”:
=SORT({A2:A, MATCH(C2:C, {"고정비", "변동비", "기타"},0), B2:E}, 2, TRUE, 1, TRUE)
(헬퍼열 포함 후 숨김)
- “금액 내림차순”:
- 장점: 원본 순서를 건드리지 않고, 보고용 표를 만들 수 있습니다.
⑦ 실전 예시(영업 파이프라인)
- 정렬: 단계 사용자 지정(리드→미팅→견적→협상→성공), 금액 내림차순.
- 헬퍼열:
=MATCH(Stage, {"리드", "미팅", "견적", "협상", "성공"}, 0)
→ 1~5 - SORT:
=SORT(A2:F, 헬퍼열, TRUE, 금액열, FALSE)
▪ 헤더 포함 정렬 실패 → “헤더 행 포함” 체크 ▪ 열만 정렬 → 표 깨짐 → 표 전체 선택 ▪ 텍스트 숫자 → VALUE/형식으로 변환 ▪ 공용 문서에서 정렬 충돌 → 보조표(+SORT)로 분리
체크리스트 — (1) 숫자/날짜 형식 정리 (2) 헤더 체크 (3) 다중/사용자 지정 정렬 (4) 보고용은 SORT 보조표로.
2) 필터 완전 정복: 기본 필터 vs 필터 보기 vs 슬라이서(충돌 없는 협업)
필터는 “보고 싶은 것만” 남겨 주는 창입니다. 하지만 공용문서에서 기본 필터를 켜면 서로의 화면을 덮어쓰기 쉬워 충돌이 잦습니다. 이런 문제는 필터 보기와 슬라이서로 해결합니다. 또한 필터 상태에서 삭제를 누르면 가려진 행까지 삭제되는 사고가 흔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① 기본 필터: 빠른 탐색용(개인 문서/임시)
- 범위 선택 → 데이터 > 필터 만들기.
- 오름/내림, 조건(텍스트 포함/숫자 조건/날짜 범위) 설정.
- 주의: 공용문서에서는 다른 사람 화면도 바뀔 수 있습니다. 임시 탐색용으로만 사용하세요.
② 필터 보기(Filter views): 나만의 화면, 충돌 제로
- 데이터 > 필터 보기 > 새 필터 보기 → 조건/정렬 저장 → 이름(예: 내 담당·이번 주).
- 동시 편집 중에도 서로의 필터를 간섭하지 않음. 팀 협업에 필수.
- 추천 뷰: 내 작업, 이번 주 마감, 고액 주문(50만↑), 미수금.
③ 슬라이서(Slicer): 대시보드형 인터랙션
- 데이터 > 슬라이서 → 열 선택(예: 카테고리/담당/지점) → 시트 상단에 필터 컨트롤이 생김.
- 여러 차트/피벗이 동일 범위를 볼 때 슬라이서 하나로 동기 필터 가능.
- 보고서/대시보드 화면에서 직관적이고 안전합니다.
④ 필터 조건 조합 실전
- 날짜: 지난 7일/이달/지난달/사용자 지정 범위.
- 숫자: 보다 큼/보다 작음/사이/상위 N(조건부 서식과 함께).
- 텍스트: 포함/시작/일치(대소문자 무시).
- 색상: 셀 색/텍스트 색/아이콘 기준 필터.
⑤ 가려진 행 삭제 사고 방지
- 필터 상태에서 행 삭제 시, 표시된 행만 삭제됩니다. 의도라면 OK, 아니라면 대형사고.
- 예방: 삭제 전 필터 해제 → 전체 선택 후 삭제. 또는 필터 조건을 “선택 행만”으로 정확히 좁힌 후 삭제.
⑥ 조건부 서식과 필터의 시너지
- 필터로 후보를 줄이고, 조건부 서식으로 위험/기회 색 도드라짐.
- 예: 마감 <오늘 & 상태≠완료 → 주황, 금액> 평균+표준편차 → 진한 파랑.
⑦ 현장 예시
- 마케팅 — “이번 달 / 채널=검색광고 / ROAS <300%”만 필터 → 캠페인 조정 대상 추출.
- 영업 — “담당=나 / 단계∈{견적, 협상} / 금액>200만” 필터 보기 저장 → 매주 파이프라인 회의.
- 회계 — “미지급 / 마감주=이번 주” 슬라이서로 대시보드 인터랙션.
⑧ 필터 보기 운영 팁(팀 규칙)
- 개인 뷰는 이름 앞에 이니셜: [MJ] 이번 주 마감.
- 공유 뷰는 접두사: [공유] / [관리] / [보고].
- 월 1회 필터 보기 청소 — 오래된/중복 뷰 삭제.
▪ “서로 화면이 바뀜” → 필터 보기 사용 ▪ “필터 느림” → 원천/가공/대시보드 분리, 범위 최소화 ▪ “조건이 자주 바뀜” → 슬라이서로 전환
체크리스트 — (1) 공용문서는 기본 필터 대신 필터 보기 (2) 대시보드는 슬라이서 (3) 삭제 전 필터 해제 (4) 조건부 서식과 병행.
3) 함수형 필터링: SORT/FILTER/QUERY로 ‘동적 표’ & 자동 리포트 만들기
버튼 정렬·필터는 눈으로 탐색할 때 훌륭하지만, 보고서/대시보드에는 함수 기반 동적 표가 더 적합합니다. 데이터가 추가될 때 자동 확장되고, 원본을 건드리지 않아 안전하며, 여러 시트에서 재사용하기 좋습니다. 핵심은 SORT, FILTER, QUERY입니다.
① FILTER: 조건에 맞는 행만 추출
- 형태:
=FILTER(범위, 조건 1, [조건 2]...)
- 예:
- 이번 달 지출만:
=FILTER(A2:E, MONTH(A2:A)=MONTH(TODAY()), B2:B="지출")
- 담당=나 & 상태∈{검수, 발행}:
=FILTER(A2:G, D2:D=H1, (E2:E="검수") + (E2:E="발행"))
- 이번 달 지출만:
- 특징: 조건을 셀 참조로 빼두면 보고서 컨트롤처럼 동작합니다.
② SORT + FILTER 조합
- 예: “이번 달 지출 중 TOP 10”:
=SORT(FILTER(A2:E, MONTH(A2:A)=MONTH(TODAY()), B2:B="지출"), 5, FALSE)
→ 상위 10개는=INDEX(..., SEQUENCE(10), SEQUENCE(열수))
.
③ QUERY: SQL-풍 집계/정렬/피벗
- 형태:
=QUERY(범위, "select... where... group by... order by...", 헤더행)
- 예:
- 월 ×카테고리 합계:
=QUERY(A2:E, "select TEXT(A, 'yyyy-mm'), C, sum(E) where B='지출' group by TEXT(A, 'yyyy-mm'), C order by 1,3 desc", 0)
- 지난 30일 고액 지출:
=QUERY(A2:E, "select A, C, E where B='지출' and A> date '"&TEXT(TODAY()-30, "yyyy-mm-dd")&"'", 0)
- 피벗:
=QUERY(A2:E, "select C, sum(E) where B='지출' group by C pivot TEXT(A, 'yyyy-mm')", 0)
- 월 ×카테고리 합계:
- 장점: 집계+정렬+피벗을 한 번에. 보고서용 “완성 표” 생성에 탁월.
④ ARRAYFORMULA로 자동 확장
- 파생열(월/주/요일):
=ARRAYFORMULA(IF(A2:A="",, TEXT(A2:A, "yyyy-mm")))
- 조건 플래그:
=ARRAYFORMULA(IF((B2:B="지출")*(E2:E>50000), "고액", ""))
- → 생성된 열을 FILTER/QUERY에서 재사용.
⑤ 동적 범위 설계 팁
- 원천/가공/대시보드 탭 분리: 함수형 필터 표는 가공에 모아서 관리.
- 명명 범위: 데이터 범위를 명명(예:
원천데이터
) → 수식 가독성/유지보수 ↑. - IMPORTRANGE로 외부 시트 연결:
=QUERY(IMPORTRANGE("URL", "원천! A:E"), "select Col1, sum(Col5) group by Col1", 1)
⑥ 성능/안정성
- FILTER/QUERY가 연쇄되면 느려질 수 있습니다. 큰 테이블은 단계별(원천→가공 1→가공 2)로 나눠 캐싱 효과를 얻으세요.
- 대량 데이터(수만 행↑)는 월별 시트 분할 또는 스냅숏 전략 권장.
⑦ 현장 레시피
- 매출 리더보드 — 이번 분기 상위 20 상품:
=SORT(QUERY(원천!A:F, "select E, sum(F) where A >= date '"&TEXT(EOMONTH(TODAY(),-3)+1,"yyyy-mm-dd")&"' group by E label sum(F) ''", 0), 2, FALSE)
- CS 미처리 티켓 — 상태≠완료 & 담당=나:
=FILTER(A2:H, E2:E<>"완료", D2:D=$H$1)
- 지출 보고 — 카테고리별 월 합계 피벗:
=QUERY(A2:E, "select C, sum(E) where B='지출' group by C pivot TEXT(A,'yyyy-mm')", 0)
체크리스트 — (1) FILTER로 조건 추출 (2) SORT로 순위 (3) QUERY로 집계/피벗 (4) ARRAYFORMULA로 자동 확장 (5) 명명 범위로 가독성.
결론: 정렬·필터는 ‘데이터를 읽는 방식’을 바꾸는 가장 빠른 지름길
정렬과 필터는 새로운 기능을 배우는 일이 아니라, 질문을 명확히 하고 보기 순서를 설계하는 일입니다. 무엇을 먼저 볼 것인가(정렬), 무엇만 볼 것인가(필터)가 선명해지면 같은 표에서도 우선순위·이상치·추세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공용문서라면 기본 필터 대신 필터 보기로 충돌을 없애고, 보고서·대시보드라면 슬라이서로 누구나 쉽게 관점을 바꿀 수 있게 하세요. 그리고 “원본을 만지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SORT/FILTER/QUERY로 만든 동적 보조표를 차트의 데이터 소스로 사용하면, 데이터가 늘어도 화면은 스스로 갱신됩니다. 마지막으로 텍스트 숫자/날짜를 숫자·날짜 형식으로 정리하는 습관이 정렬·필터의 정확도를 결정합니다.
- 오늘 실행: (1) 자주 보는 조건을 필터 보기로 저장(예: 내 담당/이번 주) (2) 상시 보고용 표는 QUERY로 생성 (3) 숫자·날짜 형식 정리 후 사용자 지정 정렬 키(헬퍼열) 도입.
- 대시보드 업그레이드: 슬라이서 2~3개(기간/채널/상태)를 상단에 배치하고, 하단 표·차트가 연동되도록 설계.
- 가독성 팁: 상위 N만 남기는 필터+내림차순 정렬, 조건부 서식으로 지연/초과/이상치에 경고색을 통일.
- 위험 방지: 필터 상태에서 일괄 삭제 금지(필터 해제 후 삭제), 공용문서는 버튼 필터 대신 필터 보기 사용.
정렬·필터만 고쳐도 회의의 대화가 바뀝니다. “표 좀 내려봐” 대신 “상위 10개 중 이번 달에 급증한 항목은?”처럼 바로 결론으로 들어가죠. 내일부터는 매번 눈으로 훑지 말고, 정렬·필터 규칙을 저장한 화면으로 시작해 보세요. 데이터가 늘어날수록 이 기본기가 일을 더 잘하게 만들 겁니다. 그리고 기억하세요. 좋은 보고서는 기능이 아니라 질문의 선명함과 화면의 일관성으로 완성됩니다. 정렬은 순서를, 필터는 관점을, 함수는 자동화를 책임집니다. 이 세 박자만 맞추면, 당신의 스프레드시트는 언제나 “바로 읽히는” 화면이 됩니다.